
2025년 1월 6일 전 총리 트뤼도 전 총리의 사임 발표

지난해 크리스마스 연휴를 마치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쥐스탱 트뤼도 전 캐나다 총리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9년간 집권하면서 훤칠한 키와 잘생긴 외모로 국민들의 사랑을 많이 받아온 총리이지만 최근 고물가와 이민자 문제로 인한 주택난 등 캐나다 내 지지율 하락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올해 초 사임 의사를 밝혔다.

금융전문가 출신 비정치인 마크 카니

트뤼도의 후임으로 집권당인 자유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마크 카니는 의원 경험이 없이 바로 총리직을 맡게 되는 이례적인 인물이다. 앨버타주 에드먼턴에서 성장한 그는 하버드대학교에서 경제학 학위를 취득한 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석사 및 경제학 박사를 받은 인물이다. 그 후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13년간 근무하다 2003년 캐나다 중앙은행(BOC)로 옮겼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할 즘에 중앙은행 총재직에 올랐다. 2013년에는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로도 발탁되었는데 영국 역사상 최초로 비영국인이 총재로 임명된 사건이었다. 정치적으로는 신인인 카니가 캐나다 집권당 내에서 대표로 당선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의 무역 전쟁으로 위협받는 캐나다 경제 위기 속에서 캐나다를 재건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되었기 때문이다.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영국 중앙은행 총재, 기후변화 대응 전문가로의 변신

2013년 영국 중앙은행 총재로 재임한 뒤 늘 위기의 연속이었다.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그는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였다. 2020년 영국 중앙은행 총재직에서 물어난 뒤 UN 기후 행동 및 금융 특별대사로 활동하며 금융권이 탄소중립 목표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재 기간 동안 보험산업을 감독하는 과정에서 극단적인 기후 사건이 25년 만에 3배 증가하고 그로 인한 피해 비용이 5배 증가한 것을 보며 기후 문제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이번 경선에서도 청정에너지, 기후 정책, 경제 성장 등 카니의 배경이 되는 분야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고 탄소세 부담을 소비자가 아닌 대기업에 전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소비자 및 중소기업이 부담하는 연로세를 감면하고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한 인센티브로 대체하겠다고도 밝혔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 대응
미국이 지난달 캐나다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 이후, 카니는 이에 대한 보복 관세 정책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대표로 선출 후 첫 연설에서도 캐나다는 미국이 아니며 트럼프 정부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카니는 “트럼프는 캐나다의 노동자, 가족, 기업을 공격하고 있다. 우리는 그가 성공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이 캐나다를 존중할 때까지 보복 관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미국은 캐나다가 아니며, 캐나다는 결코 어떤 방식으로든 미국의 일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역전쟁에서도 하키에서도 캐나다는 미국을 이길 것이라고 천명한 카니의 새로운 캐나다의 모습을 기대해 볼 법 하다.
캐나다 연방 총선일정은 언제?
카니가 이번 일요일에 당선된 것은 총리로서가 아닌 집권당인 자유당의 대표로서 당선된 것이다. 보수당과 함께 실질적인 총리를 뽑는 연방 총선은 법적으로는 2025년 10월 20일에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트뤼도 총리의 사임 발표로 인해 조기 총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불확실성을 줄이고자 조기 총선이 실시될 확률이 매우 높다. 일반적으로 신임 당 대표가 취임하면 조기 총선을 요청하거나, 야당이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하면 선거를 촉발할 수 있게 된다.